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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불신 고조…공식 사과 없는 무책임한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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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점 속출에도 '대국민 사과' 안 해…도덕적 책임감 가져야
[핀포인트뉴스 | 권한일 기자] '붕괴·침수·하자·무단 설계 변경'…GS건설을 둘러싼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경영 정점에 서 있는 임병용 대표이사 부회장은 공식 석상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다.
이 회사의 부실시공 의혹에 불을 지핀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 직후, 사측은 시공 문제가 아닌 발주처의 설계 구조상 문제가 원인일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고, 정작 철강재 미설치와 기존 설계와는 다른 시공이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임이 드러나자 임 부회장은 일주일 만에 GS건설이 수주한 정비사업 조합에 '조합원께 드리는 다짐'이라는 제목의 '사과 편지'를 보낸 게 전부다. 붕괴를 막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실수라고 인정했다.
회사 전체 매출의 50% 가량을 차지하는 주택·건축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주고객인 정비조합원들로부터 신뢰를 잃지 않고, 기수주한 곳들의 유출을 막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이 앞섰겠지만 이번 사고의 충격과 이로 인해 파생된 건설업 전반에 대한 국민적인 불신과 걱정을 생각했다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직접 사과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기에 붕괴 사고 후 곤두박질치고 있는 GS건설 주가로 손해를 입은 주주들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장마 침수 피해를 겪은 '자이(Xi)' 브랜드 단지 입주민들, 수년간 압도적으로 많은 하자 신청·판정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다른 입주민들을 생각하면 그의 편지 한통은 더욱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몇 달 전 '서울역 센트럴자이' 필로티 외벽에 균열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고 입주 3년차 '백련산파크자이'에선 시공 타일이 떨어져 하자보수 소송이 진행됐다. 또 지난 2021년 여름 입주한 '방배그랑자이'에선 지하에 쌓인 폐자재로 유발된 악취 문제가 1년 넘게 이어졌다. 최근 장마 폭우로 입주한 지 3개월 된 개포자이프레지던스와 반포자이 등 고급화를 내세웠던 단지들의 커뮤니티 시설과 주차장이 물난리를 겪기도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심상정 의원(정의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작년 국감 자료를 보면 GS건설의 지난 5년간(2018년 1월~2022년 8월까지) 아파트 하자 판정 건수(314건)와 신청 건수(667건)는 도급순위 상위 20개 건설사(2021년 기준) 중 각각 1, 2위다. 이는 해당 자료에서 판정 순위 2위인 DL이앤씨(158건)의 두 배에 달한다.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자료에서도 GS건설의 최근 입주 물량(2020년~2022년, 4만2518가구) 대비 하자 접수 비율은 타 10대 건설사보다 현저히 높았다. 최근에는 광주 상무센트럴자이 설계를 무단 변경해 공사한 혐의도 드러나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도 지난달 중순까지 2만원 대를 유지하던 GS건설 주가는 검단 안단테 단지 붕괴 원인과 여타 문제점들이 불거지면서 주저앉기 시작해, 현재(1일 10시 기준) 1만4000원 대에 머물러 있다.
LH 발주 단지들에서 철근 누락 사례가 무더기로 드러났지만 이 점이 GS건설에 면죄부가 될 수는 없어 보인다.
결국 회사 안팎의 시선은 건설업계 '최장수 CEO'인 임 부회장에게로 쏠린다. 그의 공식적인 사과가 당연하다거나 법리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2013년부터 4연임으로 GS건설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그와 회사가 한꺼번에 난관에 봉착한 만큼, 더욱 진정성이 느껴지는 모습으로 논란을 매듭짓고 쇄신안을 내놓길 기대해 본다.